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분들의 허리와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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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일하는 사람들이 허리가 아프다던데, 저는 온종일 서 있는데도 아픕니다." 매장이나 주방, 미용실, 병원 같은 자리에서 일하시는 분들께 자주 듣는 말입니다.
앉는 자세가 허리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 오래 서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나는 계속 움직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넘기다가 몇 년을 그대로 지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 확인할 내용
- 서 있는 것은 왜 '쉬는 자세'가 아닌가
- 저녁이 되면 다리가 무거워지는 이유
- 서서 일하는데 왜 허리가 아플까요
- 일하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
- 이럴 때는 검사를 먼저 받아 보십시오
- 한의원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서 있는 것은 왜 '쉬는 자세'가 아닌가
가만히 서 있을 때도 몸은 계속 일을 합니다. 사람의 몸은 위로 길쭉해서 그냥 두면 앞뒤로 흔들리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도록 종아리와 발바닥, 허리 근육이 쉬지 않고 미세하게 힘을 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움직임 없는 긴장'이라는 점입니다. 걸을 때는 근육이 조였다 풀리기를 반복하지만, 제자리에 서 있으면 조인 채로만 있게 됩니다. 같은 근육이 몇 시간씩 한 가지 일만 하는 셈입니다.
저녁이 되면 다리가 무거워지는 이유
다리로 내려간 피는 심장이 밀어 주는 힘만으로는 다시 올라오지 못하고, 종아리 근육이 수축하면서 정맥을 눌러 짜 주는 힘이 함께 필요합니다. 종아리를 두 번째 심장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제자리에 서 있으면 이 펌프가 거의 작동하지 않습니다. 내려간 혈액과 조직액이 발목과 종아리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오후로 갈수록 다리가 붓고 무거워지는 느낌으로 나타납니다. 저녁에 신발이 꽉 끼거나 양말 자국이 깊게 남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서서 일하는데 왜 허리가 아플까요
오래 서 있는 분들의 허리 통증에는 대체로 두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
첫째,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는 습관입니다. 오래 서 있으면 힘들어서 자연스럽게 한쪽 골반에 체중을 걸치고 쉬게 됩니다. 편한 자세지만 그때마다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고 허리는 그 기울기를 반대로 버팁니다. 늘 같은 쪽으로 서는 분은 늘 같은 쪽 허리가 아픕니다.
둘째, 허리가 앞으로 젖혀지는 자세입니다. 계산대나 조리대처럼 앞에 무언가를 두고 서면 배를 내밀고 허리를 젖힌 자세가 되기 쉽습니다. 이때는 허리뼈 뒤쪽 관절에 체중이 실려, 서 있을 때만 아프고 앉으면 덜한 형태의 통증이 생기곤 합니다.
여기에 타일이나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바닥은 충격을 흡수해 주지 않아, 걸을 때마다 생기는 부담이 발바닥과 무릎을 거쳐 허리까지 그대로 올라옵니다.
일하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일을 바꿀 수는 없으니, 서 있는 방식을 조금 바꾸는 쪽으로 접근합니다.
- 한쪽 발을 낮은 발판에 올려 두십시오. 10~15cm면 충분합니다. 골반이 덜 기울고 허리 젖힘도 줄어듭니다. 다만 30분쯤마다 좌우를 바꿔 주셔야 합니다.
- 한 시간에 한 번은 종아리를 씁니다.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동작을 20회 정도만 해도 멈춰 있던 펌프가 다시 돕니다. 잠깐 걷는 것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 바닥이 딱딱하면 쿠션 매트를 깔아 보십시오. 발바닥과 무릎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 신발은 굽보다 밑창을 보십시오. 완전히 평평한 것보다 2~3cm 굽에 밑창이 충격을 흡수하는 쪽이 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쪽으로 닳았다면 바꿀 때가 된 것입니다.
- 퇴근 후에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리고 10분쯤 누워 계십시오. 붓기가 심하면 압박 스타킹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다리 혈관이나 당뇨 관련 문제가 있는 분은 먼저 진료를 받고 정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럴 때는 검사를 먼저 받아 보십시오
오래 서서 생기는 다리와 허리의 불편함은 대개 근육과 자세로 설명되지만, 다음의 경우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 한쪽 다리만 갑자기 붓고, 그쪽 종아리가 아프거나 열감·붉은색이 나타나는 경우 — 지체하지 말고 바로 진료를 받으십시오.
-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픈 증상이 함께 있는 경우
-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발이 끌리고, 소변·대변 조절이 이상해지는 경우
-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가 터질 듯 아파서 멈춰 서야 하고, 쉬면 풀리는 일이 반복되는 경우
-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밤에 통증으로 잠이 깨거나, 열이 나고 체중이 이유 없이 줄어드는 경우
- 다리 혈관이 굵게 튀어나오고 색이 변하거나 피부가 헐어 있는 경우
한의원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먼저 어떤 자세에서 아픈지를 나눠서 봅니다. 서 있을 때 아프고 앉으면 덜한지, 앉아 있다 일어설 때 아픈지에 따라 살펴볼 자리가 달라집니다. 골반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지, 늘 같은 쪽으로 체중을 싣는 습관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합니다.
근육과 관절 문제로 판단되면 굳은 허리와 종아리, 발바닥에 침과 뜸을 놓고, 오래되어 잘 풀리지 않는 자리에는 약침을 쓰기도 합니다. 골반이 기울어 한쪽 허리에만 부담이 실리는 상태라면 추나 요법으로 균형을 함께 봅니다. 붓기와 무거움이 오래 반복되고 회복이 더딘 분은 몸 상태에 맞춰 한약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
서서 일하는 분들은 "이 정도는 다들 그렇다"며 오래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같은 자세를 매일 반복하는 일일수록 몸이 한쪽으로 굳는 속도도 일정합니다. 저녁마다 다리가 무겁고 허리가 뻐근한 날이 몇 달째 이어진다면, 한 번 확인해 보셔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