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100일, 체력이 먼저 꺾이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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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순이 되면 수능이 100일 안팎으로 다가옵니다. 이 무렵 진료실에 오시는 수험생 보호자분들이 비슷한 말씀을 하십니다. "공부는 더 하는데 아이가 눈에 띄게 처져요."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공부량이 가장 늘어나는 시기와, 여름 더위를 지나며 체력이 바닥나는 시기가 겹치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급한데 몸이 먼저 꺾이는 구간이 바로 지금입니다.
이 글에서 확인할 내용
- 왜 하필 이 시기에 몸이 처지나요?
- 잠을 줄이는 것이 정말 손해인가요?
- 커피와 에너지 음료는 어디까지 괜찮을까요?
- 식사는 어떻게 챙겨야 하나요?
- 이럴 때는 검사를 먼저 받아 보십시오
- 한의원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왜 하필 이 시기에 몸이 처지나요?
여름 내내 더위와 냉방을 오가며 소모한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데, 8월부터는 앉아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집니다. 여기에 잠을 줄이고 끼니를 미루는 습관이 더해지면, 쓰는 양은 늘고 채우는 양은 줄어드는 상태가 됩니다.
신호는 대개 몸에서 먼저 옵니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유난히 힘들고, 앉아 있는데도 목과 어깨가 무겁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반대로 단것만 계속 찾게 됩니다. 오후만 되면 머리가 멍해진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습니다.
잠을 줄이는 것이 정말 손해인가요?
수험생에게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것이 잠입니다. 그런데 잠은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몸을 회복시키는 시간이라, 여기서 줄인 만큼이 낮 시간의 효율로 되돌아옵니다.
남은 기간에는 자는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매일 같은 시각에 눕고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리듬이 잡혀 있으면, 총 수면 시간이 조금 적어도 몸이 덜 흔들립니다. 주말에 몰아서 자는 방식은 오히려 월요일 아침을 더 힘들게 만듭니다.
낮에 졸릴 때는 20분 안쪽의 짧은 낮잠이 낫습니다. 그보다 길어지면 밤잠이 밀립니다.
커피와 에너지 음료는 어디까지 괜찮을까요?
이 시기에 카페인 섭취량이 갑자기 늘어나는 학생이 많습니다. 카페인은 졸음을 잠시 미뤄 줄 뿐 체력을 채워 주지는 않습니다. 미뤄 둔 피로는 사라지지 않고 뒤로 밀립니다.
기준으로 삼을 만한 것은 시각입니다. 오후 늦게 마신 카페인은 그날 밤잠에 영향을 줍니다. 저녁에 마신 한 잔이 잠들기까지의 시간을 늘리고, 다음 날 아침을 더 무겁게 만드는 순환이 생깁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손이 떨리고 속이 쓰린 느낌이 있다면 이미 부담이 되는 양입니다. 끊기 어렵다면 오후 이른 시간까지로 시각을 정해 두십시오.
식사는 어떻게 챙겨야 하나요?
아침을 거르고 밤에 몰아서 먹는 형태가 가장 흔합니다. 이렇게 되면 낮에는 기운이 없고 밤에는 속이 더부룩해 잠이 얕아집니다.
- 아침은 양이 적어도 거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죽이나 국물, 바나나 정도라도 괜찮습니다.
- 밤늦은 식사는 잠들기 두세 시간 전까지로 정해 둡니다.
- 단것으로 허기를 넘기면 한두 시간 뒤에 더 처집니다. 견과류나 우유처럼 천천히 소화되는 쪽이 낫습니다.
- 냉방이 강한 독서실에서 찬 음료를 계속 마시면 속이 불편해지기 쉽습니다. 미지근한 물로 바꿔 보십시오.
이럴 때는 검사를 먼저 받아 보십시오
단순한 과로로 넘기지 말아야 할 신호도 있습니다.
- 잘 챙겨 먹는데도 체중이 계속 줄어드는 경우
- 어지럼이 반복되거나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는 일이 잦은 경우
- 얼굴이 창백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경우
- 열이 반복되거나 목의 임파선이 계속 부어 있는 경우
- 잠은 충분히 자는데도 몇 주 이상 피로가 전혀 회복되지 않는 경우
- 기분이 계속 가라앉아 하던 일에 흥미가 없고, 그 상태가 2주 넘게 이어지는 경우
빈혈이나 갑상선 문제처럼 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원인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혈액 검사를 먼저 받아 보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한의원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먼저 지금의 처짐이 단순한 피로 누적인지, 소화 기능이나 수면이 무너지면서 생긴 것인지를 나누어 봅니다. 원인에 따라 다루는 자리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오래 앉아 생긴 목과 어깨의 긴장, 그로 인한 두통에는 침과 뜸, 약침 치료를 하고 자세와 관련이 있으면 추나 요법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 소화가 잘 안 되고 기운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 한약을 함께 쓰기도 합니다. 수험생의 경우 낮에 졸리지 않도록 상의하며 조절합니다.
이 시기에는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 무너진 리듬을 되돌리는 쪽이 우선입니다. 잠자는 시각, 끼니 시각, 앉아 있는 자세를 원래대로 돌려놓는 것만으로도 남은 기간을 버티는 힘이 달라집니다.
100일은 몸을 갈아 넣기에는 긴 시간입니다. 끝까지 가려면 지금부터는 체력도 관리 대상으로 두셔야 합니다.